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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계절

김양희
프리미엄 완결
완결
이건…… 완벽한 무시였다. 서태준. 대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야? 이럴 거면 왜 돌아온 거야? 비참함과 서러움이 뒤섞인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그녀를 외면하는 그를 똑같이 외면해 줄까도 싶었지만, 불쑥 오기가 치밀었다.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면 직접 열면 된다. 연우는 디지털 도어락으로 손을 뻗었다. 비밀번호는 그녀의 생년월일. 3년 동안 주인이 한 번도 찾지 않은 집이다. 비밀번호가 스스로 바뀌지 않은 이상은 그대로일 것이다. 연우의 손가락이 숫자를 하나씩 눌러 나갔다. 그런데 마지막 숫자를 누르려는 찰나에 도어락의 잠금장치가 해제되는 소리가 들렸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연우는 저도 모르게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이윽고 굳게 닫혀 열리지 않았던 현관문이 열렸고, 마침내 그가 모습을 드러냈다. “뭐하는 거지? 혹시 내가 없는 동안에도 수시로 들락거렸나?” “……뭐?” “지금 네 행동, 너무 자연스러워서 말이야.” 몹시 불쾌하다는 듯,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이었다. 야윈 모습을 안쓰러워했던 것도 잠시 연우는 그만 말문이 막혀 버렸다. 태준의 차가움이 낯설었다. 그녀에게만큼은 늘 한결같았던 다정함과 따스함은 더 이상 그에게 존재하지 않았다.
#현대로맨스 #현대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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