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내 손으로 할 거야. 당신을 나락으로 빠뜨리는 것 전부, 하나하나.」
이혼 통보와 동시에 남편의 재혼 소식을 듣게 됐다.
남편의 재혼 상대는 틸다의 계모였던 여자였다.
“있잖아, 틸다. 나 윈저 녹킬라와 재혼해.”
아클레어가 천진난만한 얼굴로 말했다.
“윈저는 너처럼 뻣뻣한 여자보다, 내가 훨씬 좋대. 진작 이혼하고 싶다는 걸 겨우 말렸어.”
틸다는 그날 깨달았다.
아클레어가 자신에게서 남편뿐 아니라, 가문, 명예, 사랑하는 사람들까지 모두 빼앗아 갔다는 사실을.
그에 틸다는 여신을 위해 기도하던 손을 더럽히기로 결심한다.
“다 내 손으로 할 거야. 당신을 나락으로 빠뜨리는 것 전부, 하나하나.”
* * *
음험한 복수에 조력자 한 명이 나타났다.
칼레스 모인.
제국의 존경 받는 훌륭하고 신실한 사제이면서도, 자신을 볼 때면 음탕한 눈빛을 하던 속을 알 수 없는 사내.
“시리도록 차가운 눈동자에 빠져 허우적거리면서도, 당신과 함께라면 저 밑까지 추락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해.”
읊조리듯 말하는 그에게선 언뜻 광기 같은 것이 느껴지기도 했다.
칼레스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물었다.
“내가 미친놈 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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