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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어제로 부터]

7. 같이 걷고, 같이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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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간(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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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어색함 속에 유미가 먼저 차분하게 말했다.

“나, 사실, 그때 춘계대회에서 나 너 비웃은 거 아냐, 그냥, 좀 특이해서 그랬던 거지,”

유미의 말에 세계는 잊고 있던 감정이 올라왔지만, 옆에 있는 유미를 보니, 그런 건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그랬어? 난 네 웃음소리가 너무 커서, 내가 놀림감이 되었다 싶었어, 그래서 화도 많이 났고, 사실은, 이번에 동아리에 가입한 것도, 만약, 네가 여기 있으면, 한마디 해 주려고 한 거야.“
“어, 너무하네, 난 비웃거나 한 것도 아닌데, 그리고 그 덕에 우수상 탔잖아,”

“그거야, ”

세계는 더 말을 잇지 못했다.

사실이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그때 그 소동이 없었다면, 우연이든 아니든, 세계는 우수상을 타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근데 무슨 말을 하려고 그랬어? 나한테.”

“모르겠어, 무슨 말을 하려고 했었는지, 그저, 분했다고나 할까, 그냥, 그런 거지 뭐.”

“좋아, 그럼 내가 사과할게. 그런, 오해하게 해서 미안, 어떻게 사과하면 화가 풀릴까?”

“괜찮아, 이제 그런 거, 지금은 그때의 내가 아니니까.”

세계는 그때의 세계가 아니었다.

유미를 미워하던 세계가 아니었다.

세계는 유미의 상냥한 말투와 마음에 진정성이 와닿는 목소리에 따듯함을 느꼈다.

따듯함을 느낀 순간 세계의 입에서 뇌에 정제되지 않은 생 말을 입 밖으로 꺼내고 말았다.

“혹시, 유미는 좋아하는 사람 있어?”

세계는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에 당황했다.

순간, 유미도 당황했는지 생각에 잠긴 것인지, 대답을 쉽게 하지 못했다.

유미가 곤란한 표정을 짓자 세계는 파란대문 이층집을 가리키면서,

“아, 미안, 이상한 말 해서, 저기가 우리 집이야.”

세계는 손에 쥐고 있던 우산을 유미에게 건네며,

“우산은 가지고 가!”

유미는 환하게 웃어 주며, 우산을 받았다.

“응, 고마워”

“그럼, 낼 보자!”

“응”

세계는 유미를 뒤로하고 집으로 뛰었다.

집으로 뛰면서 세계는 뒤돌아볼 수가 없었다.

정말 당황한 것은 세계였기 때문이다.

‘바보 같으니라고, 그런 말을 왜 했을까. 한심하다.’

세계는 집에 와서도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있겠지? 그리고 그렇게 예쁘게 생겼는데, 인기도 많겠지
남자친구 한둘은 있겠다. ‘

이런 생각들이 세계의 머릿속을 잠식하고 있었다.

‘어찌할꼬, 어찌할꼬.’

날이 밝고,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휴일 아침.

세계는 침대에 누워 초점 없이 멍하니 있다가, 뭔가 생각이 났는지 벌떡 일어났다.

“오늘 오후에 모임이 있었지.”

‘이런 지각이다. 벌써 4시네’

주말 모임은 1시였다.

세계가 도서관에 도착했을 땐 아무도 없었다.

‘현섭이 녀석 전화라도 좀 해 주지’

세계는 허탈한 표정으로 집으로 돌아가려고 돌아설 때였다.

뒤에서 세계를 불렀다.

“세계, 신세계,”

유미였다.

유미를 본 세계는 너무나 반가웠다.

“유미, 아직 안 갔어?

“우산 돌려주려고 기다렸어.”

“그것 때문에 남아 있었어?”

“뭐, 그것도 있고, 아직 다 못 본 책도 마저 보다 보니 시간이 지났네.”

우산을 세계에게 주면서, 유미는 환하게 미소 지었다.

“우산, 빌려준 답례로 내가 밥 살게!”

“에이, 그러지 않아도 돼.”

“아니야, 사실은, 오늘 같이 저녁 먹으려고 기다리고 있었어,”

유미의 달콤한 목소리에 세계는 거절할 수 없었다.

유미가 세계를 보며 미소 짓는 모습과 매력에 세계는 푹 빠져버렸다.

세계는 유미의 미소에 이끌려 저녁을 먹으러 갔다.

저녁이라기보다 유미가 좋아하는 떡볶이 먹는 것으로 끝,
유미의 행동에 세계는 당황스러웠다.

“뭐야, 저녁 사준다고 해 놓고, 유미가 좋아하는 것 먹는 것으로 끝, 그게 뭐야,”

세계의 황당한 표정을 보면서 재밌다는 듯 함박웃음을 보이며,

“맛있게 먹었잖아, 그럼 됐지 뭐!”

한 것 기쁜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유미 앞에서 세계는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

유미의 표정이 너무나 맑고, 밝았기 때문이었다.

해가 지며 노을도 물들기 시작했다.

유미가 세계를 물끄러미 보더니,

“세계, 신세계, 나랑 어디 좀 같이 가자!”

유미의 돌발행동에 세계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결국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응, 어딘데?”

집 근처 향교였다.

도착했을 때는 이미 날이 저물어 어두웠다.

“오자고 한곳이 여기야? 난 또 어디, 대단한데 가는 줄 알았는데”

그러자 유미가 세계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쳐다본다.

일순간,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는 세계였다.

세계가 눈동자를 이리저리로 돌리고 있는 사이, 유미는 차분하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세계에게 말했다.

“여기, 내가 자주 오는 곳이야, 공부가 안되거나 고민 있을 때 여기 와서 별을 보곤 하지”

유미와 세계는 향교 앞 정자에 앉았다.

하늘에 별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유미는 느닷없이 세계에게 물었다.

“세계, 신세계, 여자친구 있어?”

유미의 질문에 세계는 순간 당황했다.

사실, 당황할 일이 아니었다.

세계는 여자친구가 없는데도 없다고 대답하는 것이, 쉽지 않은 듯 입을 바로 열지 못했다.

“어, 없어.”

유미는 세계의 대답에 밝은 미소를 지으며 또 물었다.

“그래? 그럼 어떤 스타일이 좋아?”

그 질문에 세계는 유미 같은 애라고 말할 뻔했다.

“유.... 미... 아니, 유식하고, 똑똑하고, 그리고, 예쁘고, 상냥하고... 또...”

“여자친구 구하기는 글렀네, 눈이 너무 높아.”

유미의 말에 세계는

‘그래 그게 유미 너야.’

라고 생각을 했다.

세계는 자신이 물어봐도 자연스러울 듯한 생각에 지난번 물어봤던 것을 유미에게 물었다.

“그런가? 그러는 유미는 좋아하는 사람 있어?”

그러자, 유미는 생각하듯 바로 대답하지 않더니,

“어, 있어”

세계는 예상한 대답이었지만, 직접 유미에게 들으니, 한숨이 몸 전체를 누르는 것만 같았다.

그래도, 세계는 차분하게 질문을 했다.

“어떤 사람인데? 혹시 내가 아는 사람은 아니지?

“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고”

세계는 실망과 허탈함, 그리고 궁금함이 머릿속에 교차하고 있었으나, 지금 유미와 함께 있는 시간도 너무 좋았다.

“그런 대답이 어디 있냐.”

세계의 말은 순간의 침묵에 묻히고 유미는 고개 들어 차분하게 하늘을 바라보면서.

“세계, 왜 별이 저렇게 밝게 빛나는지 알아?”

“그야, 별에서 발생 되는 에너지가 빛에너지로 응축되어 빛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 수도 있고, 태양에 반사되어 빛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 수도 있지.”

그러자, 유미는 세계를 황당한 듯이 뚫어지게 쳐다보다 다시 별을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다.

“별은 말이야,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의 사랑을 먹고 빛나는 거야, 그래서 별이 사랑으로 더욱 빛나는 거지.”

무슨 의미인지 세계는 몰랐지만, 유미의 말에 추임을 넣었다.

“아, 그런 의미였구나. 난 또.”

“하지만, 별을 사랑한 사람은 별을 사랑하는 마음만큼 수명과 반비례 한다고 해. 별에 대한 사랑은 바로 생명이기 때문에, 사랑하면, 할수록 수명이 줄어드는 거지. 결국에는 별을 사랑한 사람은 죽고, 사랑하는 별 가까이에 그 사람도 별이 된데. 자신이 사랑한 별과 영원히 떨어지기 싫어서.”

유미의 눈엔 우수에 젖는 듯 얼굴에는 슬픔이 어려 있었다.

“혹시, 유미가 좋아하는 사람이 별이야?”

분위기 깨는 세계의 한마디가 우수에 젖어있던 유미의 눈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변하더니, 세계의 안면을 강타했다.

세계는 유미의 그런 눈빛이 이상하게도 낯설지 않았다.

세계는 그 친숙한 유미의 눈빛을 뒤로하고 시간이 늦은듯하여 집에 가자고 말했다.

“유미야, 늦었다. 이제 돌아가자.”

잠시 멍하게 있던 유미는 세계의 말에

“응”

둘은 향교에서 내려오자 유미와 집으로 향했다.

유미네 집은 향교 초입이었다.

“여기가 우리 집이야.”

유미는 흰색 대문의 집을 손짓했다.

“향교랑 무지 가깝네.”

“응, 가깝지?”

“그러게,”

“가까워서, 향교에 자주 올라가, 약수터도 있고,”

“아, 맞아. 약수터도 있었지? 그러고 보니 유미는 좋은데 사네.”

“픽,”

세계의 엉뚱한 말에 유미는 실소가 터졌다.

그 모습을 본 세계는 유미가 귀여웠다.

그 귀여운 유미를 두고 세계는

“이제, 가볼게.”

“어? 어,”

유미는 아쉬운지 쉽게 잘 가라는 소리를 못 했다.

세계도 유미와 함께 있는 시간이 아쉬웠지만,

“들어가. 갈게.”

하고는 유미를 뒤로하고 돌아서서 집으로 향했다.

유미는 그 모습을 보다 세계가 사라지고 나서야, 집으로 들어갔다.

집으로 돌아오는 세계의 머릿속에는

‘도대체 누굴 좋아한다는 거야, 어쨌든 유미가 좋아하는 녀석은 좋겠다.’

유미가 좋아한다는 사람의 생각으로 가득했다.
 
일요일이 밝았다.

아침 일찍부터 승권이 세계를 부른다.

운동하러 가자고 부르는데, 세계는 운동하는 것 너무 싫었다.

그것도, 아침 운동, 아침 운동을 하느니, 더 자는 것이 좋았다.

세계는 감기 걸린 듯한 목소리로

“콜록콜록, 아, 오늘은 안 될 것 같아, 아빠. 나, 감기 걸렸나 봐, 콜록콜록!”

나오지도 않는 기침 해대느라, 세계의 목이 고생이었다.

그러자, 승권은 세계의 꼼수를 안다는 듯, 한 수 더 뜬다.

“그러게, 운동을 안 하니까, 감기 걸리는 거야, 요놈, 오늘은 쉬고 내일부터 학교 끝나면,
체육관으로 나와!”

세계는 결국, 혹 떼려다 혹 붙인 격이 되었다.

“얼마, 안 있으면, 중간고사라서, 시험공부 해야 해,”

시험공부라는 말에 영심이 발 벗고 나섰다.

“아, 애가 공부해야 한다잖아요, 공부하게 두고, 당신이나 운동하러 가요. 얼른,”

하면서 승권의 등을 떠다민다. 그러면서 하는 말,

“올 때 약수터에 들러 물 떠오는 거 잊지 말아요.”

세계는 순간 발휘한 기지로 일요일 오전을 편하게 보낼 수 있었다.

오후가 되니 현섭에게 전화가 왔다.

“뭐해, 자냐.”

세계는 자고 싶었지만, 어제의 유미 말 때문에 잘 수가 없었다.

“아니, 안잔다. 그런데 자고 싶다.”

“넌 매일 잠이냐, 오늘 날씨도 좋은데.”

“뭐, 할 일도 없고, 집에서 게임이나 할까 생각 중”

“그러지 말고 나와라, 날씨도 좋은데 집에 있기는 그렇잖아, 거기다 심심하고,”

세계는 현섭이 꼬심에 넘어갔다.

“뭐 할 게 있다고 나오라고 하냐 하기를, 졸려 죽겠다. 자식아,”

현섭이는 안타깝다는 눈으로 세계를 쳐다보더니, 어깨를 치며,

“세계, 배고프다. 우선 뭐, 좀 먹자.”

“배고프면, 집에서 밥이나 먹지 왜 나오라고 난리야, 할 것도 없으면서,”

세계는 집에 있는 것을 좋아했다.

T.V 보든, 게임을 하든 밖에 나오는 것보다 집에서 시체 놀이하는 것을 좋아했다.

“우선 밥이나 먹자, 그리고, 세계 니가 좋아하는 DVD나 빌려 보자.”

“알았어, 난 라면이나 먹으련다.”

“그래, 넌 라면, 나두 라면, 그리고, 김밥!”

그렇게 세계와 현섭은 배를 채우고 DVD 대여점으로 향했다.
 
 

작가 코멘트

유미와 함께 길을 걷는 세계, 그러다, 밤하늘도 함께 보면서, 이상형을 이야기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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